기초의원(구의원, 군의원 등) 선거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몇자 써봅니다.
왜 후보자 숫자기호 뒤에 '가' '나'가 붙지? 이건 뭐지?
같은 당이 여러명이네?
이런 의문을 가졌었거나, 이런 것이 뭔지도 몰랐던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.
이번 지방선거 기초의원(구의원) 서울 동작구 선거구를 한 번 보시겠습니다.
◇ 동작구
<가선거구>
▲ 전갑봉(민·59·동작구의회 의원)
▲ 김광수(한·71·(주)뜨락애 대표이사)
▲ 홍순채(바·77·정치인)
▲ 정재천(무·53·정치인)
<나선거구>
▲ 김명기(민·64·동작구의회의원)
▲ 박흥옥(한·65·자영업)
▲ 이봉준(바·52·동작구의회 의원)
<다선거구>
▲ 김용아(민·50·여·수도디자인건축사사무소(주)대표이사)
▲ 민경희(한·46·여·자영업)
▲ 김주은(바·55·여·정당인)
▲ 이필준(평·58·회사원)
<라선거구>
▲ 조진희(민·52·여·경영인)
▲ 최민규(한·47·동작구의회 의원)
▲ 정석현(바·72·정당인)
<마선거구>
▲ 신민희(민·38·여·정당인) ▲ 신희근(민·56·동작구의회의원)
▲ 김현상(한·50·동작구의회의원)
<바선거구>
▲ 최재혁(민·40·정당인) ▲ 음영덕(민·58·정당인)
▲ 최정아(한·47·여·동작구의회의원)
▲ 정유나(바·49·여·정당인)
<사선거구>
▲ 서정택(민·52·동작구의회의원) ▲ 강한옥(민·50·여·동작구의회의원)
▲ 이미연(한·51·여·주부) ▲ 윤삼자(한·44·여·웃음치료사)
▲ 박원규(바·70·정당인)
▲ 이호영(정·36·정당인)
동작구 선거구는 총 7개로 가-사 선거구까지 있습니다.
기초의원은 몇 명 뽑을까요? 7명?
아닙니다. 무려 15명입니다.(비례대표 제외)
가 선거구 - 바 선거구까지는 한 선거구 당 2명의 구의원을 뽑게 됩니다.
사 선거구는 무려 3명의 구의원이 선출됩니다.
기호에 1-가, 2-나 는 무엇일까요?
더불어민주당의 기호는 1번입니다.
자유한국당의 기호는 2번입니다.
그런데 숫자 기호 뒤에 '가' '나' 가 추가되어 있다면 그 선거구는 한 선거구에 2명 이상을 뽑는 선거구이고,
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에서 그 선거구에 2명 이상의 후보를 공천했다는 뜻입니다.
하나하나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두 당을 제외하고는 한 선거구에 2명 이상을 공천하는 타 당은 없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.
몇 선거구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.
<가선거구>
▲ 전갑봉(민·59·동작구의회 의원)
▲ 김광수(한·71·(주)뜨락애 대표이사)
▲ 홍순채(바·77·정치인)
▲ 정재천(무·53·정치인)
위 선거구는 2명의 구의원을 뽑습니다.
여러분들 모두 당선자를 쉽게 예상하실 수 있을 거에요.
법이 이렇고 그에 따라 선거구가 정해졌으니 어쩔 수 없지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.
투표도 하지 않았고, 심지어 선거운동 기간도 시작되지 않았으며,
그 동네에 살지도 않고, 후보자들을 알지도 못하지만
아주 높은 확률로 당선자를 예상할 수 있으니까요.
물론 예전 선거결과를 거슬러올라가면 공천, 탈락, 무소속 출마, 당적변경 등의 국회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일들이
이 작은 구의원 선거구에서도 일어납니다.
8년 전 민주당 후보 -> 4년 전 새정치민주연합후보 -> 현재 무소속 후보
8년 전 민주당 후보 -> 4년 전 무소속 후보 -> 현재 바른미래당 후보
자신의 동네 선거구 과거 결과를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세요.
동작구가선거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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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누리당 양창원 |
새누리당 김동연 |
새정치민주연합 전갑봉 |
새정치민주연합 정재천 |
무소속 홍순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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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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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작구 |
42,193 |
25,868 |
7,933 (31.96) |
2,371 (9.55) |
6,630 (26.71) |
6,000 (24.17) |
1,887 (7.60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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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4,821 |
1,047 |
16,325 |
위의 표는 2014년 지방선거 동작구 가선거구의 투표결과입니다.
새누리당에서 2명, 새정치민주연합에서 2명, 무소속 1명 후보가 나와서
총 2명이 당선되었습니다.
1-가 양창원
2-가 전갑봉
두 후보가 당선되었겠네요.
새누리당 두 후보의 득표율합은 41.51%
새정치민주연합 두 후보의 득표율합은 50.88% 입니다.
여기서 알 수 있습니다.
구의원 선거는 같은 당 후보끼리의 싸움입니다.(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한정)
소속당 지지율을 갖고 같은 당 후보끼리 나눠먹기 싸움입니다.
게다가 압도적으로 '가' 후보가 유리한,
어떻게 보면 기호 추첨에서 당선자가 거의 결정되는 참 신기한 선거입니다.
<나선거구>
▲ 김명기(민·64·동작구의회의원)
▲ 박흥옥(한·65·자영업)
▲ 이봉준(바·52·동작구의회 의원)
2명을 뽑는 이 선거구의 당선자를 예상하실 수 있겠지요?
동작구나선거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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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누리당 이봉준 |
새누리당 박흥옥 |
새정치민주연합 김명기 |
새정치민주연합 김영미 |
무소속 이태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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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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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4 |
동작구 |
46,489 |
27,379 |
9,400 (35.79) |
2,018 (7.68) |
8,138 (30.99) |
5,112 (19.46) |
1,589 (6.05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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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6,257 |
1,122 |
19,110 |
4년 전 나 선거구의 투표결과입니다.
1-가 이봉준 후보
2-가 김명기 후보
두 후보가 당선되었겠네요.
두 당의 득표율합은 43.47% 50.45%입니다.
<마선거구>
▲ 신민희(민·38·여·정당인) ▲ 신희근(민·56·동작구의회의원)
▲ 김현상(한·50·동작구의회의원)
드디어 특이한 선거구가 하나 나옵니다.
사이좋게 더불어민주당, 자유한국당 한 명씩 후보가 나온 나, 다, 라 선거구와 달리
이곳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두 명입니다.
그리고 현직 구의원이 두 명입니다.
동작구마선거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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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누리당 김현상 |
새누리당 이봉진 |
새정치민주연합 신희근 |
새정치민주연합 이형열 |
무소속 이규성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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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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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4 |
동작구 |
52,419 |
33,002 |
11,730 (36.92) |
3,368 (10.60) |
12,127 (38.17) |
3,587 (11.29) |
955 (3.00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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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1,767 |
1,235 |
19,417 |
4년 전 결과입니다.
동작구마선거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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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나라당 김현상 |
민주당 문오현 |
민주당 신희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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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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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0 |
동작구 |
45,312 |
25,740 |
10,597 (41.91) |
9,440 (37.33) |
5,245 (20.74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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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5,282 |
458 |
19,572 |
8년 전 결과입니다. 이 때는 한나라당 후보가 1명, 민주당 후보가 2명이었네요.
동작구마선거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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열린우리당 신희근 |
한나라당 강홍구 |
한나라당 신성환 |
민주당 전진명 |
민주노동당 이근혜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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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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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6 |
동작구 |
43,135 |
22,039 |
4,390 (20.21) |
9,575 (44.08) |
2,772 (12.76) |
2,853 (13.13) |
2,130 (9.80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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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1,720 |
319 |
21,096 |
12년 전 결과입니다. 기억하시겠지만 2006년 지방선거는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끝났죠.
한나라당 두 후보의 득표율합을 보면 56%가 넘습니다.
아무리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낮았던 시기라해도 후보가 1명이었기에 열린우리당 후보는 2등으로 당선되었습니다.
12년 전 구의원에 기호 1번으로 당선되었던 열린우리당 신희근 후보는
8년 전 기호 2-나를 받고 낙선합니다.
4년 전 기호 2-가를 받고 다시 당선,
그러나 이번엔 기호 1-나를 받았습니다.
결과가 어떻게 나올까요?
이 정도 후보라면 동네에서 인지도도 매우 높을 것 같습니다.
특별하게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겠지요.
이 후보가
기호 1-가를 받았다면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보름간 여행 다녀와도 당선될 거다에 500원을 걸 수도 있겠습니다.
그런데 이번엔 1-가 가 아닌 1-나 를 받았습니다.
이 변수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정말 궁금합니다.
여론조사 상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55%에 육박하고 자유한국당은 20%밖에 안되는 현재 상황에서
아주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.
1-가 신민희 후보는 이 선거구에서 과거 후보 이력이 없기에 아마도 첫 공천을 받은 것 같습니다.
게다가 모두가 원하는 '가'까지 차지했죠.
1-나 였으면 1-가, 2-가 두 현역 구의원 사이에 껴서 무조건 3등으로 마무리했을 가능성이 컸겠죠.
예상컨데 40% - 20% - 30% 정도로 패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.
그렇다면 지금 이 기호 배정 결과로 가장 불안한 후보는 누구일까요?
물론 정치인들은 다 자신있다고 하겠죠.
하지만 위의 자료들을 토대로 우리 맘대로 그들의 맘 속으로 들어가본다면...
당선 여부를 떠나서 현재 가장 해피한 후보는 1-가 후보가 확실합니다.
이 후보는 정치신인이고 1-나를 받았다면 거의 낙선이었을텐데,
1-가를 받았으니
기호추첨으로 20% 득표를 일단 받고 들어간 기분일 겁니다.
2명 뽑는 선거구에서 지역 터줏대감 현역 구의원 2명과 함께 선거치르는 것 치고는
꽤 괜찮은 출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.
'가'를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요.
그럼 가장 열받고 불안한 후보는 누구일까요?
현역 구의원이지만 이번에 기호 1-나를 받은 후보일까요?
이 후보는 과거 기호 '나'를 받을 때만 낙선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.
1-가를 받았으면 당선을 거의 확신했겠지만, 1-나를 받은 지금은 사정이 꽤 다릅니다.
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아무리 고공행진을 하더라도 60%는 넘기 어렵다고 생각할테고,
그걸 둘이 나눠먹어야할텐데, 자유한국당 후보가 30% 받으면 생각하기도 싫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겠네요.
그래도 하나 다행인 건 이 선거구에 정의당 후보가 없네요.
아니면 자유한국당에서 홀로 나온 기호 2번 현 구의원 후보일까요?
이 후보 입장에서는 정치신인이 1-나 만 받았어도 아주 편안하게 선거운동했을 겁니다.
자유한국당이 최악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이 상황에서도 2등을 할 가능성은 높으니까요.
그런데 정치신인이 1-가를 받고 동료 구의원이 1-나를 받는 나름 비상 상황이 생겼습니다.
어이없게도 1-가, 1-나 후보가 황금비율로 민주당 지지를 나누고,
자기가 30% 미만 받으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.
평소 같음 절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이번 지방선거 정당지지율을 보면 불안하기도 할겁니다.
그래도 하나 다행인 건 이 선거구에 바른미래당 후보가 없네요.
어떻게 생각하십니까?
1-가, 1-나, 2
세 후보 중에 누가 1등, 2등을 할까요?
세 후보의 과거 선거 결과 및 자료만 쓱 보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을 제외한
특수한 인지도, 지역 내 평판 등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.
과연 기초의원 선거는 지금처럼 유지되어도 될까요?
후보들은 자신이 공천되길 바라기보다, 자신의 지역구에서 자기만 공천되길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?
정당지지율 55:20인데도 기초의회 의원수는 거의 1:1에 근접하는
이런 지역 선거판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?
선거구 조정을 통해 2명 씩 뽑는 곳들을 없애고 홀수로 3명 씩 뽑는다면 좀 더 민의가 반영될까요?
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.
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위 같은 경우 투표를 어떻게 해야할까요?
더불어민주당 지지자라면 위 상황에서 누굴 뽑아야 할까요? 1-가? 1-나?
대부분 '나' 후보가 득표율이 낮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라도 '나' 후보를 찍어서 균형을 맞춰야할까요?
이경우는 '가' 후보가 정치신인이기에 득표율이 '나' 후보보다 낮을 것을 예상해서 '가' 후보를 찍어야할까요?
어떤 상황이 생기더라도 적어도 민주당 후보에서 한 명은 당선되니까 유권자 입장에서 모험을 해볼 수 있을까요?
어떻게 생각하세요? 궁금합니다.
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네요.
과연 기초의원들이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분들일까요?
참 여러가지 의문이 교차합니다.....
일단, 자한당은 괘멸되어야 합니다..반드시..
자유한국당 마크를 달고 나오는 순간 국민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거를 깨닫길....
그래야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습니다...